[오늘의 설교] 시간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송용원 은혜와선물교회 목사
마가복음 7장 31~37절
31 예수께서 다시 두로 지방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방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매
32 사람들이 귀 먹고 말 더듬는 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안수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33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을 뱉어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34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35 그의 귀가 열리고 혀가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여졌더라
36 예수께서 그들에게 경고하사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되
경고하실수록 그들이 더욱 널리 전파하니
37 사람들이 심히 놀라 이르되
그가 모든 것을 잘하였도다
못 듣는 사람도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사람도 말하게 한다 하니라
입력 : 2020-05-15 17:27
시간이 내 것으로 생각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꼼짝 못 하고 보내야 했던 날들이 너무 아깝게 느껴질 것입니다. 시간이 내 것이라 생각하면 나의 인생길이 너무 돌아가는 것 아닌가 싶은 자괴감이 들 것입니다. 시간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과만 시간을 갖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만 시간을 쓰고 싶어질 것입니다.
인생이 직진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만 빙 둘러 우회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이만저만 낭비가 아니라고 여길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까운 ‘내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시간이 내 것일까요.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보면 삼촌 악마가 조카 악마에게 인간을 비웃으며 하는 말이 나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불행이 닥쳤다고 분노하는 게 아니라, 그 불행이 권리의 침해로 느껴질 때 분노한단다. 제 마음대로 쓸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시간을 느닷없이 빼앗겨 버리는 것만큼 화내기 쉬운 상황은 없지. 한적한 저녁 시간을 보내길 고대했는데 뜻하지 않는 사람이 불쑥 찾아오거나 하면 인간은 화를 쉽게 내지. 왜? 자기 시간은 그야말로 자기 것인데 억울하게 도둑맞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러니 너는 열심을 다해 인간이 마치 자신이 하루 24시간의 합법적인 소유자로 생각하도록 하려무나.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시간은 그들의 것이 아니지. 순전히 선물로 주어진 것인데, 그들은 그걸 몰라. 세상에. 만약 시간이 인간들 것이라면 해나 달도 저희 소지품이게. 인간이 시간을 자기를 만든 이의 뜻에 따라 써야 할 처지라는 걸 깨닫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악마들이 할 일이지.”
그렇습니다. 시간이 얼핏 내 것으로 보였지만 시간은 내 것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착각입니다. 시간은 언제나 하나님의 것이었습니다. 시간을 만드신 분은 하나님이시니 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시고 허락하신 시간을 받아 그분이 맡기신 일에 쓸 뿐입니다. 하늘에 해와 달과 별들이 우리 것이 아니듯, 시간도 우리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왜 하나님은 예수님을 두로에서 갈릴리로 직진하게 하지 않으시고 한참을 돌아가게 하셨을까요. 그 아까운 시간을 말입니다. 그것은 ‘에바다’(열리라)라는 기적의 시간이 따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길을 우회하는 것에 어떤 불평도 없으셨습니다. 주님은 늘 하나님의 타이밍에 자신의 스케줄을 맞추시곤 했습니다. 하늘 아버지가 시간의 주인임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이지요.
사람은 과거를 저축할 수도 없고, 현재를 붙잡을 수도 없고, 미래를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본래 내가 전유할 수 있는 시간이란 것은 한 순간도 없습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여러분, 잊지 마십시다. 시간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시간은 오직 하나님의 것입니다. 비록 내 인생에 멀리 돌아가게 하시는 것 같은 일들이 있을지라도, 그렇게 돌아가게 하셨던 길이 나중에 알고 보면 제일 좋은 길, 가장 지름길인 것을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눈에 직로는 하나님의 눈에는 미로이고, 인간의 눈에 미로처럼 보이는 것이 그분의 눈에는 직로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나님은 꼭 필요해서 우리를 돌아가게 하십니다. 그분이 정하신 시간에 사명을 만나게 하시려는 섭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시간표를 신뢰하는 자는 에바다의 역사가 있을 것입니다.
송용원 은혜와선물교회 목사
◇은혜와선물교회는 날마다 성경을 묵상하며 공동선의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입니다. 7년 전 첫 예배를 드린 날부터 지금까지 북한 신의주 지역 취약 아동들을 위한 급식사역을 섬겨오고 있습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37986&code=2311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