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내용인데도 법관 한 명이 정확히 설명했다. 물리학 서적을 즐겨 읽느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대신 우주에 관심이 커 유튜브를 자주 본단다. 다른 이들도 유튜브를 통해 여러 지식을 얻는다고 했다. 임관 전 로펌에서 일했다는 한 판사는 “유튜브에서 판례를 찾아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유튜브는 이제 학교다. 음식 조리법부터 자동차 배터리 교환법까지 많은 정보를 유튜브에서 얻는다. 최근에는 단순 정보를 넘어 지식의 영역까지 확장 중이다. 서울의 한 과학고생 A군은 "유튜브로 양자역학을 배우는데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의도 맘껏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럼 이제 교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스탠퍼드대 CTO(최고기술책임자)인 폴 킴은 “티칭(teaching)이 아니라 코칭(coaching)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고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게 인사이트와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미래 교수·교사의 역할이다.
지금처럼 틀린 문제를 내도 정답을 써내는 주입식 교육을 바꾸려면 교수·교사가 제일 먼저 변해야 한다. 기술·사회 환경의 변화에 더욱 민감해야 하며 수업도 토론 중심의 창의적 학습으로 달라져야 한다. 과거의 관성대로 철 지난 교안을 그대로 강의하는 교수는 이제 없어야 한다.
20세기까지 교육은 공급 우위였다. 입학자원이 넘쳐났고 가르칠 사람이 부족했다. 그러나 지금은 수요자인 학생의 니즈가 절대적이다. 최초의 대학인 11세기 볼로냐 대학도 능력 없는 교수나 배울 게 없는 전공은 학생들이 논의해 퇴출했다. 하물며 21세기에 유튜브보다 못한 대학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윤석만 사회에디터 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