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사람 중에 약점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그 약점에 발목을 잡혀 산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약점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더 큰 꿈을 꾸지 못하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지도 못한 채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에훗도 약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왼손잡이였습니다. 왼손잡이인 것이 에훗에게 약점이었던 것은 그의 출신을 살펴보면 나옵니다. 에훗은 베냐민지파 출신이었습니다. 베냐민은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베냐민을 낳다 산고로 숨진 라헬은 죽기 전 갓 태어난 아이를 베노니라고 불렀습니다. 내 슬픔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야곱은 베노니를 베냐민으로 고쳐 불렀습니다.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어머니도 없이 자라야 할 막내아들이 힘 있고 강한 사람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야곱의 마음은 그가 죽기 직전에 베냐민을 물어뜯는 이리(창 49:27)라고 축복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은 베냐민이 사납고 용맹스러운 사람이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에훗은 이처럼 오른손의 힘을 자랑하는 베냐민지파 출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른손잡이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오른손잡이가 아니라 왼손잡이였던 것입니다. 이런 치명적인 약점은 에훗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에훗도 왼손잡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력을 하면 할수록 높아지는 것은 현실의 벽이요, 멀어지는 것은 그의 꿈이었습니다. 심리학자 마르틴 셀리그만의 이론대로 그는 아무리 해 봐도 안 된다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그런 에훗이 모압 왕 에글론의 손에서 민족을 구했습니다. 18년 동안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모압 왕을 왼손으로 죽이고(21절) 이스라엘 땅에 80년 동안의 평온을 가져왔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에 가장 긴 태평성대를 가져온 최고의 사사가 되었습니다. 왼손잡이였던 그가 민족의 영웅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쓰임 받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비결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에훗은 왼손잡이라는 자기 약점을 보지 않고 대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바라봤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에 의지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에글론을 죽이러 갔을 때 자기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왔다고 분명히 선언했습니다. 왼손잡이라는 자기 약점을 보았다면 에훗은 모압 왕에게 나아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했던 에훗은 오히려 자기 약점을 사용해 하나님의 큰일을 이뤘던 것입니다. 에훗이 왼손잡이라는 약점 때문에 하나님을 의지했을 때 하나님은 에훗의 오른손이 되어주셨던 것입니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시 121:5)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 오른쪽의 그늘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오른손이 우리를 위해 높이 들렸으며 하나님의 오른손이 권능을 베푸신다고 말합니다.(시 118:16)
특히 이사야 41장 10절은 하나님의 의로운 오른손이 우리를 붙들어 주신다고 말씀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하나님의 오른손은 능력을 뜻합니다. 비록 우리가 왼손잡이의 약점이 있다 해도 하나님을 의지하면 하나님은 능력의 오른손으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기만 한다면 우리의 약점이 오히려 약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약점을 갖고 있습니까. 약점 때문에 하나님을 위한 도전을 포기하지 맙시다. 하나님을 위해 우리의 약점을 사용합시다. 그래서 에훗처럼 하나님께 쓰임 받는 사람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신만호 목사(광주 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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