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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급성장 뒤엔 ‘서경배식 독서법’

영국신사77 2017. 3. 8. 17:51


아모레퍼시픽 급성장 뒤엔 ‘서경배식 독서법’


서경배

서경배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 출간
삶에 대한 신조와 경영철학 담아
청춘 위한 권장도서 목록도 실어



‘대기업 회장은 무슨 책을 읽을까’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이지만, 신문지상에는 책의 이름 정도만 소개될 뿐 어떻게 읽는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평범한 자기계발서처럼 보이지만, 서경배(54)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최근 출간한 저서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사진)가 특별해 보이는 이유다. 이 책은 서 회장의 평소 삶에 대한 신조와 경영철학 등을 담은 에세이다. 주 타깃은 청춘 독자들이다.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책 속에 답이 있다”고 서 회장은 말한다. 그는 ‘서경배식 독서법’을 소개했다. 대학 시절(연세대 경영학과) 목표로 세웠던 ‘살면서 책 1000권을 읽겠다’는 다짐에서 시작한 습관이다. 서 회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독서’라고 말한다.
 
‘서경배식 독서법’은 일반적인 정독(精讀)과는 차이가 있다. 흔히 사람들이 정독을 하는 방식은 책을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서 회장은 책에 잔뜩 메모를 한다. 책의 맨 앞 빈 페이지 한 켠에는 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다른 한 쪽에는 책을 읽으면서 느낀 ‘내가 실천해야 할 일’을 정리한다. 가령 패션에 대한 책을 읽더라도 ‘옷은 자기가 입는 것이 아니라 attitude(태도)가 입는 것이다’, ‘talent management(인재관리)’ 같은 키워드를 적어두고 경영의 화두로 삼는 식이다. 이 외에도 서 회장은 ▶일간지 토요판에 있는 서평 기사는 정독한다 ▶좋은 책이 있으면 그 저자의 책을 모두 구입해서 읽는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등의 원칙도 세워놨다.
 
서 회장은 오늘날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로 키운 마음가짐도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사람들의 핸드백 속에 아모레 립스틱이 하나씩 있다면 좋지 않겠느냐”는 목표를 바탕으로 중국 등지로 사업을 확장했고, 오늘날 연매출 6조7000억원대의 화장품 기업으로 아모레퍼시픽을 성장시켰다.
 

DA 300


1990년대에 프랑스에 진출했다가 철수했던 뼈아픈 이야기도 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공략을 위해 순(soon)이라는 기초화장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섣부른 진출로 결국 50억원의 손해를 보고 철수했다. 서 회장은 “프랑스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그들의 마음을 얻으려 했다”고 실패담을 회고했다. 오늘날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120여회 중국을 다녀올 정도로 현지 시장연구에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그 외에도 서 회장은 “자신만의 삶을 살아라” “멀리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열린 자세로 호기심을 놓치지 말라” 등의 조언을 덧붙였다.
 
책에는 서 회장의 권장도서 목록도 실려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사이먼 사이넥), ‘깨끗한 속옷을 입어라’(론다 에이브럼스), ‘마호메트 평전’(카렌 암스트롱) 등이 눈에 띈다. 서 회장은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의 ‘경영학의 진리체계’에 대해서는 “윤 교수의 책은 전부 다 읽었다”면서 극찬하기도 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아모레퍼시픽 급성장 뒤엔 ‘서경배식 독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