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新約]강해/메시아 계보 대장정
창녀와 첩보원의 로맨스 (메시아계보대장정8)
주요 본문: 여호수아 2:1~24
김삼
유다와 타마르 사이의 쌍둥이 아들 페레츠와 제라-둘 중에서 페레츠가
메시아의 직계 선대입니다. 이 페레츠에게서 헤츠론과 하물이 태어납니다만..맏아들 헤츠론이 메시아 선대를 잇지요(창
46:12).
(레우벤의 아들 '헤츠론'과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46:9.)
헤츠론은 여랗메엘/람/켈루바이 등 세(3)
아들을 낳습니다(연대기A 2:9). 훗날 유다의 다른 후손들 가운데 예푼네의 아들, 노장 칼렙이 나오는데 켈루바이와 칼렙은 본래 같은
이름입니다.
이 가문도 마치 이짜크 가족처럼 헤츠론의 맏아들 여랗메엘이 아닌
둘째 아들 람이 메시아 선대를 이어 갑니다. 재미있는 것은 여랗메엘이 낳은 맏아들의 이름도 '람'이라는 사실. 아마도 아기의 삼촌인 람의
됨됨이가 훌륭하고 좋아 삼촌을 본받으라고 붙인 이름인지도 모릅니다(연A 2:25). 아니면 맏아들로서 장자권 대물림을 받지 못하고 앗긴 여랗메엘
자신과는 달리 장자의 위치를 지키라고 역설적으로 자기 동생의 이름을 붙였는지도..
아무튼 차남으로서 메시아 선대를 잇게 된 람은 암미나답을 낳습니다. 암미나답은 모쉐의 형인 대사제(대제사장) 아론의 장인이지요. 즉 암미나답의 딸 엘리쉐바가 레비 족의 아론과 결혼한 것입니다(출 6:23).
암미나답은 아들 낳숀(나흐숀/나손)을 낳습니다. 낳숀은 광야시대 초기인 제2년 2월 1일, 12 지족들 중 유다 족의 족장으로 하나님께 직접 선임받습니다(민수기 1:7). 조상 유다의 초기 후손들 중 처음으로 두드러진 명사/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민 2:3). 그러나 다른 광야 제1세대와 함께 카나안 진입 전에 죽습니다.
이 낳숀에게서 광야시대 2세인 살몬이 태어납니다(뤁 4:20, 마 1:5). 살몬은 다윋의 고조부입니다. 그래서 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살몬은 '라합'이란 여성과 결혼하여 보아즈(뤁 서의 주인공인 뤁의 남편)를 낳습니다(마태 1:5. 참고: 뤁 4:20). 이 라합은 시기적으로 볼 때, 믿음으로 예리코 멸망에서 구출 받은 기생 라합이 틀림 없다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마태가 남성 중심인 (예수님의) 족보에 다른 네 여성들과 함께 라합의 이름을 명기한 것은 분명히 고대 이스라엘의 명사였기 때문이며, 그렇다면 다름 아닌 예리코의 기생 라합입니다(예슈아=여호수아 2장 참조)!
따라서, 살몬은 카나안 정복 시대 지도자 예슈아가 예리코로 보낸 두 정탐꾼 들 중의 한 명이기가 쉽습니다(예슈아 2:1). 낳숀이 유대 족장이기에 그 아들 살몬을 예슈아가 신임하여 보냈다는 것은 퍽 가능한 얘기입니다.
시리즈 전 회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광야 제2세대를 이끌고 카나안 정복에 성공한 예슈아는, 과거 모쉐 생존 당시 각 지족을 대표하는 카나안 정탐꾼 12명의 한 명으로 파견됐을 때, 다른 열 명과는 달리 오직 유다족의 칼렙과 둘이서만 꿋꿋이 믿음의 보고를 한 일이 있습니다(민 13:30, 14:7~10). 그래서 예슈아/칼렙은 광야 1세대 중 살아남아 카나안 정복에 참여한, 딱 2명입니다(14:24, 30)! 광야 1세대는 남자 약 60만 명을 포함한 인구였지만, 40년간 광야에서 다 죽어 갑니다(14:24~38 참조. 특히 36~38절 유의).
예슈아는 40년전 스승/선배인 모쉐가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밀파한 12 첩보원들 중 칼렙과 자신만 빼 놓고는 모두 불신과 의심으로 똘똘 뭉쳐, 결국 온 광야 1세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 생생히 추억되기에, 예리코에 보낼 이번 정탐꾼은 더욱 더 야웨 신앙이 투철한 사람이 아니곤 안 된다는 생각이 굳게 자리잡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적합한 '정예분자'를 뽑아주시도록 하나님께 간구했을 터입니다.
아마도 당시 12명중 믿음의 사람 칼렙의 출신
지족인 유다족, 예슈아 자신의 출신 지족인 에프라임족에서 1명씩 뽑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면, 사실상 요셒의 후계자로 지목된 요셒의 차자
에프라임의 후손인 에프라임족과 유다족은 야콥(=이스라엘)의 12 아들 지족들 중 장자가문이나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두 첩자들 중 한 명은, 칼렙처럼 믿음직한 유다 족에서 파견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물론 성령님의 지시에 따랐겠지요.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도 있었고요!
살몬은, 라합이 비록 천한 신분이지만 이방 여인으로서 믿음이 기막힌 데다 얼굴까지 예쁘기 때문에 첫눈에 반했을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미래의 왕가로 빼 낸 지족인 유다 귀족 가문에서 이런 결단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입니다! 바로 이런 사연을 배경으로 이 살몬과 라합에게서 훗날 다윋 왕가가 조성되고 메시아 선대가 된 사실은 하나님의 기막힌 인류 구속 계획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할렐루야.
정탐꾼 살몬과 기생 라합의 이야기는 한 토막의 정겨운 로맨스요 더 나아가 위대한 실화 '로망'-그것도 기성세대의 상상을 불허하는 누보로망 내지 안티로망입니다. 픽션 아닌 넌픽션 말입니다.
이스라엘 광야 제2세대가 카나안으로 진입하기 전. 요르단 강변에서 가까운 모압 땅의 나할하쉬팀에 머물 때였지요(예슈아 2:1, 참고: 요엘 3:18). 아라비아고무가 재배되는 가시 돋힌 쉬팀(아카시아 나무)이 많은 산곡 지대였습니다. 쉬팀은 법궤와 기타 성막 재료의 원목이기도 했고.
예슈아는 카나안 진입 노정의 첫 장애물인 당대
카나안 최대최강의 철옹성 예리코를 공략하기 앞서 두 정탐꾼을 파견합니다. 예리코는 요르단 강의 서쪽 약 5마일(8km), 사해에서는 북쪽으로 약
7마일(11km) 떨어진 지점이지요.
아마도 둘 중 한 명의 이름이라도 밝히면 응당
다른 한 명(살몬?)의 이름도 밝혀야 하고..그러면 살몬이 기생 라합과 결혼했다는 사실이 역사상 조기에 쉽게 밝혀지므로, 다윋 왕가가 충분히
굳게 서기까지 이스라엘의 타 지족들을 의식해 성경기자들이 기록을 일부러 피했는지도(?) 모릅니다.
율법주의에 오래 길들여진 민족이니 오죽하겠습니까? 뤁 서와 신약
외에는 살몬의 이름이 전혀 안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인지 모릅니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것이 판관(사사) 시대 훨씬 이후에 기록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윋의 증조모 뤁과 그 남편 보아즈의 내력에 관한 뤁 서에조차도 살몬의 아내가 라합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습니다(뤁 4:20
참조). 라합이라는 이름이 다윋 왕가와 메시아 계보에 등장하는 것은 오직 마태복음에서일 뿐입니다.
이런 정황을 보아..다윋 왕가의 직계 선조인 라합이 카나안 이방 여인이자 기생이었던 사실이 부끄러워서라기보다 다윋 왕가가 굳건히 서기 전에 미리 이스라엘 대중에게 공표하는 것이 자칫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것은 물론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speculation에 불과합니다.) 그런 점이 더욱 더 살몬의 아내 라합은 예리코 기생이었고 살몬은 두 정탐꾼 중 한 명이었을 가능성을 북돋아 줍니다.
아무튼..두 스파이들은 예리코와 주변 지리를 탐지하기 위해 극비리에 예리코로 숨어들어 가는데 유숙지가 그곳 기생의 집이었습니다. 하필 불륜의 유흥 장소인 기생의 집에 머문 이유가 뭘까요? 하나님의 원대한 구속계획 가운데 성령의 이끌림을 받아서이겠지만, 여러 모로 정탐에 유리해서일 겁니다.
우리말 '기생'으로 번역된 이 직종은 물론
성매매를 주 목적으로 하는 당대의 도시여성이기도 했지만, 가족과 함께 자신의 집을 지키는 일종의 호스테스로서 노래와 춤, 오락과 술, 그리고
무엇보다 숙식을 제공하는 여성을 가리켰습니다. 당대에 자택을 보유한 기생은 여관주를 겸했고 도시의 명사이기도 했습니다.
예리코는 '달의 도시'라는 뜻으로 달신을 섬기는 대도시였기에 라합이
신전의 여사제였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고대 여사제들은 일종의 종교행위로서 신전 안에서 숭배자들에게 몸을 제공하곤
했습니다.
또, 기생의 집은 남정네들이 비교적 쉽게 찾는 곳이면서도 낮에는
눈치를 보며 출입을 삼가다가 주로 밤에 드나드는 그늘진 곳. 널리 알려진 뻔한 명소이면서도 점잖은 일반인에겐 왠지 꺼려지는 곳일 터입니다. 그런
점이 여러 모로 첩보 행위에 유리할 테지요.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낯선 사내들이 숨어 들었다는 첩보가 이미 예리코 시민의 재빠른 밀고로 예리코 왕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왕이 기생 라합을 잘 아는지(그렇다면 더욱 신전 여사제였을 가능성이 높음) 즉시 메신저를 파견해 그 수상한 외부인들을 정식 신고하라는 영을 전달합니다.
아마도 웬만한 기생 같으면 "에라, 차라리 잘
됐다" 하고 침입자들을 내 주었을 겁니다. 누가 자신의 고객이라며 굳이 보호하겠나요? 나랏님의 추상 같은 엄명을 받들어서라도 또는 왕의 드높은
명예를 존중해서라도, 아니면 혹 왕이나 그 신하들에게 총애 받을 미래의 호기(?)를 위해서라도 당연히 그랬을 겁니다. 특히 당대 도시국가의 왕은
거의 신에 버금가는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라합은 이미 두 이스라엘 첩보원들을 지붕 위에
데리고 올라 가 옥상에 벌여놓은 삼대 속에다 숨겨 두었습니다. 삼대(히브리어 '야체 피슈팀')는 말려서 아마포 옷감 짜는 실을 잣거나 바구니
짜기 등에 쓰였지요. 아마도 기생답게 라합 자신의 의상 제작이나 집안 장식을 위해 들에서 삼대를 걷어다 말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것이 항차
이스라엘 스파이들의 목숨을 살려주는 구실을 할 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더욱이 라합은 왕의 메신저들에게 나는 알지도 못할 그 침입자들은 이미 요르단 나룻터 쪽으로 도주했으니 추적해 가보라고 짐짓 그럴 듯한 거짓말까지 꾸며 따돌립니다. 만약 모든 것이 왕에게 탄로 나면 일거에 자신은 물론 일가친척까지 몰살 당할 노릇입니다.
라합은 왜 목숨을 내걸고, 왕명을 거역하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적국의 두 정탐꾼을 살렸을까요? 왜 평범한 도시 기생으로 그럭저럭 살지 않고 일생일대에 그런 필사의 모험을 해야 했을까요? "의리는 태산, 죽음은 홍모"(기러기털)라는데 어차피 세파에 버린 몸, 이럴 때 어려운 사람 돕는 데 써 먹어야지 언제 돕나 라는 하류사회 특유의 어떤 의리에서일까요? 또는 정탐꾼 중 한 명이 사내다워 맘에 든 탓이었을까요?
물론 살몬(?)이 마음에 들어 이미 둘 사이에 눈으로나마 로맨스 감정이 오갔을 지도 모르지요(그런 것이 이 정탐 과정에 호조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녀에겐 야웨
신앙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구약에서 이방인들에게 하나님을 아는 선지식과 그에 따른 신앙이 있었음을 종종 발견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총의 도움과 계시였다고 밖에 설명이 잘 되지가 않습니다.
라합도 그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라합은 참으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위해 빼 내신 선택된 믿음의 이방 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메시아 계보에선 그렇습니다.
라합은 날이 어둡자 지붕 위에 올라가 거기 숨겨 놓은 첩보원들이 잠들기 전,
다짜고짜 그들에게 일종의 신앙고백부터 합니다.
"나는 압니다: 야웨(주님)께서 당신들에게 이 땅을 주셨음을! 당신들에 대한 공포심이 우리를 엄습해 이 땅 주민들이 몽땅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듣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당신들이 아이귑트(미쯔라임)에서 나올 때 야웨께서 홍해물을 말려 버리신 일, 당신들이 요르단강 저편 아모리족의 두 왕 시혼과 옥에게 한 일-그들의 전멸!
우리가 그 소문을 듣고 간담이 녹아 버렸고 당신들 탓에 정신을 잃어 버렸습니다. 당신들의 신 야웨는 위로 하늘과 아래로 땅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말의 분위기로 보아..라합은 숨을 죽여 가며,
몸을 부들부들 떨며 숨가쁘게 말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야웨 신앙은 흔히 그 분의 권능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작됩니다.
이 기생은 그동안 오래 소문만으로 들어온 이스라엘 백성의
스파이들이
정작 자기 집에 나타났다는 사실로 너무도 충격을 받았고,
이것이 야웨의 저주와 멸망을 벗어날 절체절명의
찬스였음을 절감했음이 분명합니다.
이스라엘이 애굽 출국 후 40여년간 거의 승승장구하다시피 이곳으로
오고 있음을
바로 눈 앞의 두 정탐꾼의 존재로써 확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외부 침입자들에 대한 예리코 왕과 주민들의 민감한 반응도
느꼈거니와 라합의 말에서도 절절이 묻어나는 두려움과 함께 야웨에 대한 그녀의 경외심도 느낄 수 있을 터입니다.
라합은 카나안 최강 도시국가인 이 예리코 시의 두꺼운
성벽도
야웨와 이스라엘 앞에서는 에푸수수 맥 없이
허물어져 내릴 모래성이나 흙 담벼락에 불과하다는 예감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이 지난 날 섬겨 온 이 도시의 성스런 수호신인 달신을 비롯한
모든 잡신들도
권능의 신 야웨 앞에서는 한낱 허접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종교를 버리고
딴 건 몰라도 이 신을 믿고 붙들어야겠다는 결단을 이미 내렸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혈육을 나눠 온 조국과 겨레를 일시에 배신하고라도
이스라엘과 그들의 참 신을 단 하나의 구명 밧줄로 붙잡기로 한 것입니다.
외부 침입자인 정탐꾼을 살려주고 숨겨 준 배후엔 그런 결단이 스며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소문에 간담이 서늘하여 몽땅 다 녹아버린 예리코 시민들에 비해
라합은 참으로 '간 큰 여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자신이 살 길은 오로지 야웨와 그 백성인 이스라엘 뿐이요
그 밖엔 의탁할 길밖엔 절대 없음을 느낍니다.
조국의 왕명을 배신한 것도
이미 자신뿐 아니라 온 가족의 목숨을 버릴 각오를 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아직 목숨을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두 정탐꾼만 살려주면 그 대가로
자신과 가족이 살 길이 열리리라, 보상이
오리라는 직감이 왔습니다.
적국 백성에게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다면 이미 적이 아니지요! 벌써
투항하고 아군이 됐다는 표시이지요. 그래서 둘을 살려주는 대가로 자신과 일가친척을 모두 보호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단순히 목숨을 구걸하는 게
아니라 야웨의 이름으로 맹세해 줄 것을 다그칩니다. 여기서 그녀의 믿음과 담력, 슬기를 새삼 느낍니다.
이런 그녀의 호소에 대한 정탐꾼들의 대답이 어땠는지 살펴 보죠.
"당신이 우리의 이번 일을 발설하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목숨으로 당신들의 목숨을 대신할께요.
그리고 야웨께서 우리한데 이 땅을 주실 때
친절하게 성심껏 그대를 예우하리다!"
여기서 '친절과 성심으로'란 말은 "헤쎄드와 에메트" 즉 "사랑과 진리로"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진리는 신구약 성경을 통틀어 자주 반복되는 두 가지 대 명제이자
하나님의 두 가지 대표적인 품성이기도
합니다(창 24:27, 시 25:10, 26:3, 36:5, 40:10,11, 57:3,4,11, 61:7, 88:11, 89:14,49,
98:3, 100:5, 108:4,5, 138:2, 잠 3:3, 16:3,6, 20:28, 코A 13:5, 테살B 2:10, 페A 1:22,
요서A 3:18, B 1:1,2,3 ).
이 얼마나 진지하고도 멋진 답변입니까!
얼마나 기막힌 약속입니까!
이방 여인에게 한 약속 치고는 최고의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마도 이런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두 정탐꾼 중에서도 특히 살몬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과연 이 약속대로 예슈아를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라합과 그 일가를 성심껏 지켜 주고 보호해 주었습니다.
어쩌면 "사랑과 진리로"라는 이 굳은 약속 때문에
다윋 왕가 족보에 숨어든 라합의 배경에 대한 이 비밀은
대대로 계속 지켜졌는지도 모릅니다.
신약성경에서야 비로소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초강력 민족인 이스라엘 백성을 돕는
야웨 신에 대해 라합은 거의 절대적인 믿음을 굳혀 왔습니다. 야웨에 대하여 들린 소문은 모두 깜짝깜짝 놀랄 뉴스들 뿐이었고 갈수록 경외심만 더해
갔습니다. 여사제로도 활약했을지 모르는 그에겐 "별 신통력 없는 딴 잡신들은 몰라도 야웨는 틀림 없는 진짜 신이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욥의 고백처럼 전에 귀동냥으로만 전해 듣던 소문을 두 이스라엘 정탐꾼의 출현으로, 이제 하나님의 권능을 눈으로 직접 볼 기회가 된 셈입니다(욥 42:5).
이 천한 이방 여인의 믿음은 이스라엘의 참 신이신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과 맞물렸습니다! 속된 말로 '빙고!'입니다. 세상에서는 그야말로 하찮게 보이는 천민 출신의 연약한 여성도 오직 믿음으로 전능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만나기만 하면, 이렇게 크고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교훈이 새삼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옵니다.
하나님의 큰 일을 이루시는 데는 단 한 명의 믿음의 사람이라도 족합니다. 아브라함이 그랬고 모쉐가 그랬습니다. 예리코라는 강대 도시를 무너뜨리는 데는 한 여인의 믿음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습니다. 큰 성 예리코의 궤멸사건은,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이 일곱 바퀴 선회하는 수고도 물론 곁들였지만
한 이방여성의 믿음을 바탕으로 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비록 신분은 천한 이방 기생 출신이었지만
그녀의 믿음은 이스라엘 전체에 영롱하고 찬연한 별처럼 빛났던 것입니다.
야웨의 칼날 아래 쓰러져 망해야 할 달의 도시 예리코의 폐허더미에서
건질 수 있는 보석은 딱 라합 뿐이었습니다!
라합과 정탐꾼들은 피차 간에 생명의 은인들이었습니다.
서로 목숨을 맞바꾼 사이라고나 할까요.
라합은 둘을 숨겨줬을 뿐더러
둘의 무사귀환 역시 생명을 걸고 도와 줍니다.
라합이 창가로 드리워 준 빨강끈이
정탐꾼들에겐 역시 구명
밧줄이었습니다.
이 붉은 생명줄은 인류를 살릴 메시아의 피를 상징한다는 학자들의
해석도 있습니다.
사실 그럴 만도 한 것이
라합의 핏줄 속에 장차 메시아의 가문을 이룰 혈통도 스며있지 않습니까!
이방의 한 기생과 나라를 대표하는 정탐꾼들은
이처럼 서로 목숨과 목숨으로 맺어진 사이였습니다.
이런 그녀에게 정탐꾼 살몬은 아마도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웬지 첫 순간부터 은밀하고 끈끈하게 당겨지는 질긴 애착과 연줄이
느껴졌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예리코 함락과 궤멸이 성사된 후,
둘은 다시 뜨겁게 만나 사랑을 고백했을 것입니다.
마침내 양가의 허락과 주위의 축복 속에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총 속에 결혼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 더할 나위 없이 귀한 아들 보아즈가
태어났고
이 보아즈는 바로 유다 왕가의 시작인 다윋의
증조부가 된 것입니다.
오, 할렐루야! 영원히 야웨 하나님께 영광!
물론 이런 숨은 사실들이 성경엔 전혀 기록돼 있지 않습니다.
다만 살몬과 그 후손들의 족보 명단만 있을 뿐입니다.
전술했듯, 아마도 다윋 왕가와 유다 족보의 보호 차원에서일 터입니다.
사람들은 거룩한 메시아의 계보 배후에
이런 일이 있었음을 비웃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이런 진솔하고 적나라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성경 이야기와 메시아의 역사성을 더 실감하고 절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필자가 다니던 미국인교회의 한 장로는
노총각 시절 윤락가에 전도하러 나섰다가 만난 성매매 여성에게
복음을 전한 결과 그 여성이 거듭났고,
그녀와 사랑에 빠져 결국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아름답고 슬기로운 자녀들도
낳았습니다.
그가 결혼 계획을 처음 귀띔하자
동료 장로들이 다들 발벗고 나서서 말렸지요.
"장로가 처녀도 아닌 그런 여성과..?" 하고 극구 만류했습니다.
그때 그 젊은 장로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아십니까?
"하나님은 사람을 차별 대우하시지 않습니다(God is no respector of person)!"
그 말 한 마디에 장로들은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하나님이 택하신 믿음의 사람들에겐
이런 일들이 드물게
벌어집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믿음으로 예리코 성벽이
무너졌는데
7일 동안 주위를 돌자 그렇게 됐습니다.
믿음으로 기생 라합은 정탐꾼들을 평화로써 맞아들였기에
불순종한 무리와 함께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히 11:30,31. 사역)
야코보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여러분이 보다시피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고 인정받지 믿음으로만 아닙니다.
이와 같이 창녀 라합도 첩자들을 숨겨 주고 다른 길로 가게 했을 때
행함으로 의롭다고 인정받지 않았습니까?" (얔 2:24,25. 우리말성경)
하나님은 믿음 넘치는 한 기생과 아름다운 짝을 이룬 살몬의 가정을 넘치게 복 주십니다.
풍요와 명성의 가문이 됩니다.
둘의 거룩한 로맨스로 태어난 아들 보아스는 베틀레헴의 귀족, 명사가 됩니다.
놀랍게도 이 보아스는 또 다른 이방 출신의 믿음의 여인 룻과 결혼하게 됩니다.
살몬과 보아스 두 부자는 유다 가문뿐 아니라
국제결혼까지 대물림하고 받으며
메시아의 조상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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