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약[舊約]강해/◆ 분열왕국[南 유다 ·北 이스라엘]

남북동맹과 대 아람전(메시아계보대장정37)

영국신사77 2015. 10. 5. 23:38

남북동맹과 대 아람전(메시아계보대장정37)

성경묵상연구/메시아계보 대 장정 2009/04/16 23:51 Posted by 김삼


                                       아하브 왕의 궁전터로 추정되는 옛 쇼므론(사마리아) 유적.
                                       아하브는 화려한 상아궁도 지었다(왕들A 22:32, 아모스 3:15).  



바탕 본문: 왕들A(왕상) 22:1-40
 
연대기B(역대하) 18:1-34  

남 유다왕국의 제4대 왕 여호사밧은 드물게 보는 훌륭한 신앙인이었고,

 

하나님의 은총과 도우심으로 나라의 대 중흥시대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부귀와 영예는 가히 극에 달했습니다. 


그러자..늘 하나님과 왕 사이를 질시하면서 빈틈을 노려 온 마귀는

 

왕을 유혹하여, 뜻밖에도 북 이스라엘의 사악한 아하브(아합)-예제벨(이세벨) 부부와 친분을 맺게 합니다.

여호사밧은 자신과 나라를 엄청 복 주신 하나님께는 전혀 여쭤 보지도 않고

 

일사천리로 아하브와 다리를 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사밧의 신앙이 이게 전부이거나 끝장은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도움으로 아직도 많은 업적을 남기게 되며..

 

아울러 실패도 되풀이합니다.

 

우리 자신을 보는 것 같아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회에서도 잠깐 살펴 봤지만,

이런 배신적인 태도는 훗날 여호사밧과 유다 국에 커다란 올무가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여호사밧과 유다를 사랑하심을 우리는 성경을 통해 느낍니다.

 

양측이 사돈을 맺은 2년여 후.
여호사밧 왕은 북측 수도 쇼므론(사마리아)을 공식 방문합니다.

아하브는 남측 일행을 위해 소도 잡고 양도 잡고 크게 연회를 베풀어 정성껏 잘 대접한 뒤 '꼼수'를 꺼냅니다.

남북이 군사동맹을 맺어, 당시 아람이 주도권을 갖고 있던  '길리앗 라못'을 같이 치러 가자는 거죠.

길레아드 지방의 주요 도시의 하나인 라뫁길레아드는

남/북을 연결하는 상업 중심지 겸 요충지였습니다만(신명기 4:43, 예슈아/수 20:8),

그즈음 이스라엘을 수시로 침공하곤 했던 이웃나라 아람이 주도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아람이 라뫁길레아드의 주도권을 갖게 된 내력, 아하브가 그것을 되찾게 된 동기 등은

 메시아 계보와는 거리가 있는 북 이스라엘 관련 사안이어서, 여기선 다루지 않습니다.

좀 더 배경 이해가 필요한 독자는

직접 성경의 해당 부분을 참고하길 바랍니다. (참고: 왕들A 15:20, 19:15, 20:1-34) ]

하나님은, 유다의 3대 아사 왕이 당시 남을 침공해온 북을

단지 견제할 목적으로 하나님의 도움을 찾지 않고 아람 왕에게 금은 예물을 바친 것을 계기로,

향후 아람이 유다도 괴롭히게 허용하십니다.

그러나 뉘우쳐 하나님께 돌아 올 때는 도리어 아람을 이기게 하십니다.

여기서 하나님은..택한 백성 이스라엘/유다를 바로잡기 위한 채찍과 도구로서

수시로 주변 제국(諸國)들을 사용하심을 알 수 있지요.

주변 제국의 침공/압박 등 괴롭힘의 농도 내지 수위는

때로 이스라엘/유다의 죄악 수준과 거의 비례합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은 이스라엘/유다가 하나님 신뢰와 주/야웨님을 제대로 섬기냐 않느냐 수준에 따라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수위' 조절을 하신 셈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것이 하나님의 '절대주권' 행사 탓일까요? 그렇지 않죠.

이런 일을 당하냐 면하냐는 것은 순전히 그들의 자의에 달린 것입니다.

늦기 전에 뉘우치면,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을 자극하게 되어

그만큼 내우외환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 그러나 이스라엘/유다가 그 수위를 넘어서 돌이키기에 너무 늦었을 때,

결국은 아씨리아/바빌론 등에 흩어지거나 포로가 되어 거의 패망 수준까지 갑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른 바 "남은 무리"를 보존하셨고

그 가운데서 메시아의 '씨'와 '싹'을 지키시고 내십니다

(왕들A 19:18, 신약 로마서 11:3-5, 구약 시편 28:15, 37:32, 예샤야후=이사야 6:13, 10:22, 미카 2,12, 5:7,8, 아모스 9:9, 제파니아/습 2:3, 3:13).

이처럼 남은 무리 또는 그루터기는 하나님께 귀하고 중요한 존재입니다!  

훗날 예수님이 메시아로 지상에 오셔서 3년간 복음을 전하셨을 때

수많은 군중 가운데 불과 얼마 안 되는 (미니멈 120명, 맥시멈 500명) 무리가

그 분을 믿어 제자가 된 것도 이 남은 무리, 그루터기에 해당하지요.

마찬가지로 이제 주님이 오실 때,

성경 진리를 사랑하고 순종하면서 아버지 뜻대로 살다 그 분을 맞이할 얼마 안 되는 참 신자들도

 남은 무리, 그루터기에 해당합니다! 할렐루야. ]

아하브 왕이 아람군으로부터 라뫁길레아드를 되찾으려고 결심한 것은

 이스라엘-아람 휴전 3년째 되던 해였습니다.

그는 예호샤팥 왕에게 적극 참전을 요청했고 예호샤팥은 흔쾌히 응합니다.

이스라엘/유다 두 왕국의 분열 이래 최초로 남북 연합 동맹이 결성된 셈이지요.

그러나 예호샤팥은 유다군을 이끌고 갔다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일부 경호/수행원 정도를 거느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군마들'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군사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닌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주로 왕의 참전에 의의를 둔 것 같습니다.
 

                       아하브 왕 때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도 시설 (계단은 현대 관광용)

하나님이 이 남/북 동맹을 기뻐하셨을까요?

 

그러셨을 리 만무하지요(참고: 연대B 19:2)!

 

그러나 나중에 보면, 비록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은 아니었을망정,

 

그 분의 허용하신 뜻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절대주권'론의 무조건적 적용은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자, 예호샤팥은 사악한 사돈 내외의 무엇이 그렇게도 마음에 들었는지

 간과 쓸개를 다 내어 줄 양으로 호응합니다.

한 번 볼까요?

    아하브: "님께서도 나랑 함께 라뫁길레아드로 출전하시렵니까?"
   예호샤팥: "저도 님과 같습니다.

제 백성이 곧 님의 백성, 저의 군마들이 곧 님의 군마들과도 같습니다."

이 얼마나 통이 크고 호방한 답변인가요?

 아마도 아하브 부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거나 큰 소리로 웃으며 만족했을 법 합니다.

"그러면 그렇지, 역시 사돈이시구만!" 하고 무릎을 쳤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 보시기엔 과연 어떘을까요..?

          
대언자들을 자문하다

그러나 예호샤팥은 아하브와 크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번 출전에 대한 주/야웨님의 뜻이 어떤지 여부를 대언자에게 물어 보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전쟁 때마다 승리의 비결인 주/야웨님의 도움을 기억해 온 예호샤팥으로서는

 어쩌면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물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질문모범왕' 선조 다빋을 본받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출전하기 전 먼저 주/야웨님께 여쭤 보는 게 어떨까요?"

이것은 하나의 중요한 모멘텀입니다.

아하브 부부와 사이에 아슬아슬한 구름다리를 놓고 있던 예호샤팥에게

반대로 하나님이 하나의 '다리'를 놓을 수 있는 결정적인(critical) 포인트/챈스가 된 것이지요.

사돈의 뜻밖의 이 말에,

단지 대 아람 전에 결정적인 힘이 돼 줄 것이라 자신하는 남북결탁에만 신경을 쓰던 아하브는

약간 '벌쭘'(?)하면서도 마지 못해 대언자들을 부릅니다.

무려 400명이나! 아마도 아하브는 과거 자신이 길렀다가

카르멜산에서 숙청된 바알/아쉐라 대언자들과는 반대되는(왕들A 18:16-40)

주/야웨님의 대언자들을 싫어 하면서도 자랑 삼아 불렀을지도 모릅니다.

[ 아하브의 아내인 예제벨이 전에 주/야웨님의 대언자들을 대거 숙청한 일이 있음(왕들A 18:4,13,22, 19:10,14). ]


옆 사진: 예제벨 왕비의 오팔 인장.

 

히브리어 이름과 이교 상징물이 새겨졌다.


유다에서 대대로 예루샬렘의 하나님 성전 사제들과 같은 레빝(레위) 지족인 성전 음악인들이 주로 대언자(=선견자 또는 선지자)를 겸한 것과는 달리,

 

대언자 훈련단체가 발달한 북 이스라엘은,

 

옛 슈무엘(사무엘)의 대언자 학교 전통을 잇는 대언자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남북에 각각 독립적인 대언자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비록 아하브 통치 시절 수많은 대언자들이 순교했습니다만, 왕에게 아부를 해 온 듯한(?) 400명은 어떤 이유로든 아직 살아 남아 있었습니다. 이들은 아하브-예제벨 부부가 아끼던 표면 상의 바알/아쉐라 교 대언자는 아닐 망정 '어용 맨'들에 불과했을지 모릅니다.

아무튼 왕의 호출령을 받고 모여 든 대언자들에게 아하브는 자문을 구합니다.  

    "내가 라뫁길레아드로 출전할까요, 아니면 말까요?"

그러자 그들은 입 모아 똑 같은 대답을 합니다. 

    "올라가소서! 하나님이 그 성을 왕의 손 안에 건네주실 것이옵니다."

예호샤팥은 긍정 일변도인 대언자 무리의 답변/예언에 대뜸 의혹을 느낍니다. 

    '엉?.. 흠..'

이것은 평소 하나님을 경외해 온 예호샤팥 왕에게 상당한 분별력이 있었음을 시사해 주지요.

 마음이 개운치 못한 그는 대뜸 아하브에게 다시 제안합니다. 

    "우리가 물어 볼 수 있는 주/야웨님의 대언자가 여기 없습니까?"

결코 거룩하지도, 영적이지도 못한 아하브는 이제 짜증 내지 언짢은 맘이 일려고 합니다. 

    '아니, 이 양반이..? 이미 승전 예언이 터졌는데 뭔 대언자를 또 찾나, 그래?' 
    속으로 이랬을지도 모릅니다. 

심드렁해져 마지 못해 대답합니다. 

    "한 명이..더 있긴 하지요. 주/야웨님께 여쭐 만한 사람이. 그런데 난 그 자를 싫어합니다. 내게 대하여 한 번도 좋은 예언을 하지 않고 늘 나쁜 예언만 하니 말이지요. 그는 이믈라의 아들 미카야입니다."

    "왕께선..그런 말씀은 마시지요!"

여태 은총을 체험해 온 예호샤팥은 하나님의 뜻이 뭔지를 확실히 알고픈 마음입니다.
아울러 하나님의 참 대언자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것은 예호샤팥 자신을 위한 좋은 계기도 됩니다.

이윽고 아하브는 궁중관을 불러 호출령을 내립니다. 

    "이믈라의 아들 미카야를 당장 데려 오시오!"

두 왕은 왕복을 입는 등 공식 위엄을 갖추고 수도 슈므론 성문 어귀의 타작마당에 마련된 왕좌에 앉아 있었고 모든 대언자들은 그 앞에서 나름의 예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 케나아나의 아들 제데키야는 철뿔들을 들고 의기양양하게 나서서 큰소리로 말합니다. 

    "주/야웨님의 말씀입니다: "왕은 이것들로 아람 사람들을 무찔러 전멸시킬 것이다'."  

그러자 다른 모든 대언자들도 이구동성 외칩니다. 

    "라뫁길레아드로 올라가셔서 공격하소서! 주/야웨님이 그 성을 왕의 손에 넘기실 겁니다."

아하브는 그것 보라며 내심 넌지시 흐뭇해 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명 대언자들이로고."

사실..400명의 대언자들은 나름의 영감이 있어 이스라엘군의 승리를 예고했지만,

이들 가운데서는 하나의 악령인 미혹의 영이 역사했기에 겉으로만 좋아뵈는 예언을 했지,

 그 이면의, 아하브 왕의 전사라는 비보는 예언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문제의 대언자 미카야에게서 찾습니다.

      
미카야의 예언과 하늘 전략회의

대언자 미카야를 부르러 허겁지겁 달려간 내관은 그에게 말합니다:     

    "보세요, 대언자님들이 한결같이 왕께 좋은 말씀만 하네요.

그래서 제발 부탁인데.. 님의 말씀도 그들처럼 좋게 하시지요."

그러나 미카야의 답은 단호합니다. 

    "주/야웨님이 살아계시건대, 주/야웨님이 말씀하시는 그것만 내가 전할 따름이오."

미카야가 대령하자마자 아하브 왕은 옳다구나 서둘러 묻습니다. 

    "미카야..내가 라뫁길레아드로 출전할까요, 말까요?"

    "올라가 치소서! 그들이 왕의 손에 넘겨질 것입니다."

뜻밖이라고 생각한 아하브는 짐짓 호통을 칩니다. 

    "주/야웨님의 이름으로 오직 진실만 말하라고 내가 그대한테 몇 번 다짐을 놔야겠소?"

    "제가 보니, 온 이스라엘이 목자 없는 양떼처럼 산에 뿔뿔이 흩어져 있었지요.

그런데 주/야웨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이들은 주인이 없으니까 각각 무사히 제 집으로 돌아가게 하여라'고."

그러자 머쓱해진 아하브는 곁에 앉은 예호샤팥 왕에게 말합니다. 

    "그가 나에 대하여 좋은 것은커녕 나쁜 것만 예언할 거라고 제가 님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옆 사진
현대의 라뫁길레아드
(추정)

평소 늘 바른 말만 해 아하브에게 미운 털로 박히다시피 한 정의로운 대언자인 미카야는 이 때도 예외 없이 할 말을 다합니다. 그런데 내용이 놀랍습니다. 하늘나라 '전략회의'의 비밀이 담겼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이제 주/야웨님의 말씀을 들으소서.

제가 보니, 주/야웨님이 그 보좌에 앉아 계시고 하늘 만군이 그 좌우에 모셔 서 있었습니다.

주/야웨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이스라엘 왕 아하브를 꾀어 그가 라뫁길레아드로 올라가서 쓰러지게 만들 텐가?'

누구는 이렇게 하겠다, 누구는 저렇게 하겠다고 하자,

한 영이 주 야웨님 앞에 나서서 말했습니다: 

    '제가 그를 꾀겠습니다.'

주/야웨님이 물으셨습니다: 

    '어떻게 하려고?'

그가 대답했습니다: 

    '제가 나가서 거짓말하는 영으로 그의 모든 대언자들 입 속에 있으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꾀어서 이룰 것이다. 나가서 그렇게 하거라.'

따라서 지금 주/야웨님이 거짓말하는 영을 왕의 이 모든 대언자들 입에 넣으셨습니다.

그러니까 주/야웨님은 왕께 대하여 재앙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미카야의 비극적인 예언이 끝나자

대언자 제데키야가 미카야한데 다가와 다짜고짜 뺨을 후려 갈기고 다그쳐 말합니다:

    "주/야웨님의 영이 나를 떠나 어느 길로 건너 와 너한테 말씀하시더냐?" 

미카야는 내친 김에 제데키야에 대한 예언까지 건넵니다. 

     "자네가 골방에 들어가 숨는 그 날 볼 걸세."

미카야의 이 예언은 특히 천상회의의 신비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성경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장면의 하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싸탄이 하나님의 허락을 받아 욥을 괴롭히고 시험하게 된 회의과정을 연상시키지요(구약 욥 1:6-12, 2:1-7).  

하여튼 미카야의 적나라한 예언을 전해 듣고 있던 아하브 왕은

속이 부글부글, 낯이 불그락푸르락 어쩔 줄 모릅니다.

그는 당연히 미카야가 아닌 압도적 다수의 4백 대언자들에게 더 신뢰점수를 줍니다.

자신의 승리를 굳게 믿었지요.
그러면서 바른 말만 한 미카야에게 일종의 응징을 가합니다.

    "미카야를 체포하라! 아몬 시장이랑 요아스 왕자에게 끌고 가서 전해라:

'왕의 명령이다: 이 작자를 감옥에 쳐 넣고 내가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간신히 견딜 만큼만 빵과 물을 먹여라.'"

그러는 왕에게 미카야는 마지막 통보로 마무리합니다:  

    "왕께서 정말 무사히 돌아오실 것이라면, 애당초 주/야웨님이 저를 시켜 말씀하시지 않았을 터입니다. 모두들 들어 두시오, 백성 여러분!"


출전과 아하브의 전사(戰死)

아하브와 예호샤밭이 이끄는 북 이스라엘군은 드디어 라뫁길레아드로 출병합니다만, 아하브는 미카야의 대언에 마음 한 구석 찜찜했습니다. 미카야가 조금도 굽힘 없이 담대하게 예언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아하브는 불시의 위기 때 살아 남으려고 머리를 굴리고 잔꾀를 부립니다. 예호샤팥에게 군복이 아닌 왕복을 입게 하고 자신은 평복으로 변장한 뒤 싸움터로 들어간 것입니다. 즉 사돈인 예호샤팥을 보호해 주려는 게 아니라 "여차 하면 당신부터 먼저 죽어라, 난 좀 더 살게."-이 뜻입니다. 아하브 답게 사특하고 간교하죠. 사뭇 싸탄적입니다. 
[ 놀라운 것은 예호샤팥이 정신 차리지 못하고, 훗날 아하브의 아들 예호람 왕과도 똑 같은 동맹을 맺습니다! 워낙 호인이다 보니, 정말 물렁물렁한 스타일이지요. ]

라뫁길레아드 진지에서 아하브가 이끄는 이스라엘 군대의 접근을 정탐한 아람 왕 벤하닫은 이미 전마차 지휘관들 32명에게 명령을 내린 상태였습니다.

    "너희는 고하를 막론하고 딴 사람 말고 오로지 이스라엘 왕 하고만 맞싸워라!"

전마차 지휘관들은 왕복을 입은 예호샤팥을 발견하자 응당 이스라엘 왕 아하브로 점 찍고 "이 자가 이스라엘 왕이다!" 소리 치며 집중공격을 가합니다. 다급해진 예호샤팥이 냅다 소리를 지르자,

지휘관들은 그가 이스라엘 왕이 아님을 알아 차리고 그 이상 쫓지를 않습니다.   
 

 

                                전마차 위에서 부상 당해 죽어가는 아하브 왕의 상상도 

그러던 차, 한 병사가 무심코 쏘아댄 화살이 슉~ 하고 날아와 하필이면 아하브의 갑옷 이음매 부분에 꽂혔습니다. 순간 아하브는 "으윽!" 소리를 치며 아마도 속으로 말했을 겁니다. 

    "이게 뭐야? 왜 (예호샤팥이 아닌) 나한테? 으음..그럼 그 미카야란 놈의 예언이 결국..?"

그는 신음소리를 내며 곁에서 전마차를 몰던 부관에게 명령합니다: 

    "나..부상 당했어. 전장 바깥으로 몰고 나가거라."

그러나 그 날 전투가 워낙 치열한지라 아하브가 계속 포위된 채 버티면서 저녁까지 내내 아람군을 상대하여 막다가 해질 녘에 결국 과다 출혈로 전사하고 맙니다. 전마차 바닥엔 피가 홍건히 고여 있었습니다. 

누가 외치는 목청이 전쟁터를 울립니다. 

    "모두들 자기 성으로! 모두들 고향으로!"

미카야가 한 주/야웨님의 예언 그대로였지요.

군인들은 아하브의 시신을 떠 메고 쇼므론에 와서 매장했습니다. 그리고 피 묻은 전마차를 쇼므론의 한 못가에서 씻는데 개들이 와서 피를 핥았습니다. 그 못은 창녀들의 목욕터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의 예고 그대로 이뤄졌습니다(왕들A 22:19). 

예호샤팥은 하나님의 크신 은총 가운데

다치지 않고 무사히 고국의 왕도 예루샬렘으로 돌아왔지만,

하나님의 경고가 기다립니다.
여기 관해선 다음 회로 미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