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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김우경, 세계3대 오페라극장서 빛나다>

영국신사77 2013. 10. 12. 22:20


<테너 김우경, 세계3대 오페라극장서 빛나다>

2012/09/24 08:33 

뉴욕 메트.런던 코벤트가든 이어 내년 밀라노 스칼라 데뷔

"진심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마음을 울리는 듯"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유럽 성악가에겐 없는 제 장점이요? 글쎄요. 저보다 더 목소리가 크고 쨍쨍한 가수들도 많아요. 그래도 제 노래를 한 번 들어본 사람들은 다른 성악가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무엇인가가 있다고들 말해주세요. 이게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그 '무엇'인 것 같아요."

테너 김우경 씨가 내년 4월 베르디 오페라 '멕베스'로 이탈리아 밀리노 라 스칼라 극장 무대에 선다. 김씨는 공연에서 비중있는 테너 역인 '막두프' 역을 맡게 됐다.

그는 2007년 한국인 테너로는 처음으로 성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와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코벤트가든)에서 잇따라 주역을 따내며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인물이다.

이번 스칼라 무대 데뷔로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에 모두 서게 됐다.

그는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찌하다 보니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으로 꼽히는 곳에서 모두 노래를 하게 됐다"고 겸손해하며 "큰 무대와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는 만큼 그의 달력은 이미 2015년까지 꽉 차있다.

당장 10월 중순에는 독일로 출국해 11월 말부터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를 준비해야 한다. 내년 1월에는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극장에서 베르디의 '가면무도회' 공연을 하고, 3월에는 독일의 바흐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베르디의 '레퀴엠' 무대에 선다. 한달 뒤에는 바로 스칼라 데뷔 무대가 예정돼 있다.

그는 "한국인 성악가라서 특별히 겪는 어려움은 없다. 작품의 문화와 언어를 깊숙이 파고들 수만 있다면 어떤 나라에서 온 사람도 세계무대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도 새벽 1-2시까지 두꺼운 사전을 옆에 두고 배역과 가사 등을 연구하는 노력파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어느 순간 직업도, 취미도, 여가도 모두 노래가 되더라고요. 이래서는 더 좋은 노래를 할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노래하지 않는 나'를 잘 세워줘야 더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래 연습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책과 영화 등 자주 접하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국에서 '제2의 김우경'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멘토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올해부터 그의 모교인 한양대에서 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나는 것.

교정 안에서는 세계무대를 호령하는 카리스마를 벗고 '동네 형' 같은 친근한 모습이다.

"저도 '잘한다, 잘한다' 해줘야 더 잘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노래는 신나고 즐거운 마음에서 해야 더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랑 같이 자장면도 시켜먹고 당구도 치면서 즐겁게 지내요. 혼낼 일이 있어도 웃으며 '좀 더 잘해보자'고 말하는 식이죠."

그는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야식 배달부 성악가'로 유명해진 김승일 씨와의 특별한 인연도 들려줬다. 두 사람은 한양대 96학번 동기인데, 승일 씨가 이번에 음대 성악과에 복학하면서 사제지간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고 한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그가 후배들에게 가장 가르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는 이번에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심'을 꼽았다.

"노래로 영혼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발성, 호흡,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영혼이 담겨 있는 노래는 의사처럼 누군가를 치유할 수 있어요."

그는 오는 2월 유니버설 뮤직과 함께 슈만의 가곡 '시인의 사랑' 등을 녹음할 예정이다. 그의 두번째 음반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사에 많은 공감이 됩니다. 또 2008년 한국에서의 첫 독창회에서도 이 곡을 불렀었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고요."

그의 데뷔 음반은 뜻밖에도 한국 가곡이었다. 2008년 영국 음반사(MSM)를 통해 '얼굴', '가고파', '못잊어' 등 한국 가곡 13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했다.

"전 외국 무대에서 우리 가곡을 많이 부르는 편이에요. 한국적인 것을 알리는데 우리 음악계가 더 관심을 뒀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 성악가들이 가장 잘 불러야 하는 게 우리 가곡이고요."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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