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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두바이 再起' 미스터리/다문화·글로벌 전략

영국신사77 2012. 10. 12. 00:19

 

[특파원 칼럼] '두바이 再起' 미스터리

  • 차학봉 도쿄 특파원
  • 입력 : 2012.10.11 23:04

    차학봉 도쿄 특파원

    두바이가 다시 붐비고 있다. 두바이 국제공항의 환승 인원은 2009년 월평균 350만명에서 올해 47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컨테이너 물동량과 외국인 직접투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최근 인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타지마할을 4배 크기로 확대한 결혼식장과 고급 호텔을 짓기로 하는 등 쇼핑몰·호텔 신축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 두바이는 다음 달에 국제적인 골프대회와 럭비대회 등도 갖는다.

    두바이 정부는 오페라하우스·현대미술관 건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광·문화 중심 도시 계획도 본격화하고 있다. 두바이 중앙은행은 올해 4%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버블 붕괴로 반 토막 났던 부동산 가격도 회복세이다. '최고층 유령 건물'이라고 조롱받던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도 대부분 분양이 이뤄졌고 일부 빌라 가격은 버블 붕괴 전 가격을 회복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일부 언론은 "두바이에 다시 버블이 발생하고 있다"는 경고까지 하고 있다.

    전 세계 크레인 10대 중 3대가 몰려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개발붐이 불던 두바이는 2008년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고 2009년 국가 부도 위기로까지 몰렸다. '두바이 쇼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충격을 줬다. 이웃 아부다비로부터 긴급 지원을 받아 위기를 간신히 넘겼지만 '사상누각(沙上樓閣)'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의 비극'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물론 아직도 빈집과 빈 사무실이 남아 있는 등 '버블 붕괴'의 상흔이 완전히 아물지는 않았다. 대외 의존형 경제구조인 만큼 외부 변수에 취약한 것도 여전하다. 하지만 부동산 버블 붕괴, 금융 위기, 재정 위기의 삼중고(三重苦)에 빠진 남유럽 국가들이나 20여년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하면 두바이의 재기(再起)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두바이의 재기는 '중동의 봄'이 기여했다.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중동의 독재자들이 몰락하고 사회 혼란이 발생하자 이를 피해 치안이 좋은 두바이로 이주하는 부유층이 늘어난 것이다. 미군 철수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아프가니스탄의 부유층도 두바이를 선택하고 있다. 중동뿐 아니라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아프리카의 관문(關門) 역할도 할 수 있는 도시가 두바이다. 두바이에는 세계 도시들을 연결하는 허브 공항이 있고 무역·금융센터도 있다. 아프리카 경제 발전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곳도 두바이이다. 중동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을 위한 인프라를 갖춘 나라도 두바이만 한 곳이 없다. 게다가 두바이는 거주 인구의 80% 이상이 외국인일 정도로 '다문화(多文化) 도시'이다.

    두바이 모델은 단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국내에서 수요를 찾기 어렵다면 눈을 외국으로 돌려야 한다는 교훈을 던진다. 한국도 경기 침체로 중단된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되살리고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외국 수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과 함께 살기보다 인구 감소를 택하겠다는 일본식 모델을 따른다면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한국은 부동산 장기 침체는 물론, 내수시장 축소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두바이로부터 진정 배워야 할 것은 초고층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부족한 내수를 극복하는 다문화·글로벌 전략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