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寫眞

DSLR·캠코더 영역다툼 불붙나

영국신사77 2010. 11. 17. 22:39

DSLR·캠코더 영역다툼 불붙나

세계일보 | 입력 2010.11.17 21:40

 

캐논 5DMK2, 방송사용 늘어… 소니 NEX, 다기능으로 맞불

비디오저널리스트(VJ)로 방송가에서 일하는 최지현씨는 요즘 고급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카메라를 구입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그동안 방송장비 시장에선 기동성과 영상이 뛰어난 소니 캠코더가 VJ용으로 압도적이었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렌즈를 바꿔 가며 특유의 감성적인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DSLR로 촬영해야 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카메라와 캠코더 간의 기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송가에서 최고 화제의 촬영기종은 '캐논5D MK2'다. 2008년 11월 출시된 소비자가격 300만원대의 준전문가용 카메라인데, 최근 이를 캠코더 대신 사용한 방송물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KBS의 다큐멘터리 '미지수', SBS의 드라마 닥터챔프는 물론 MBC '무한도전'에서도 사용했을 정도다. SBS는 아예 '최후의 툰드라'라는 초대형 다큐멘터리를 이 기종으로 촬영했다. 닥터챔프 홍성길 촬영감독은 "5D Mark2는 얕은 심도 촬영이 가능해 배우의 얼굴을 부각시킬 수 있고 영화의 느낌에 더욱 근접한 화면을 시청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촬영에 쓰이고 있는 DSLR 캐논 5D MK2(사진 왼쪽)와 소니의 렌즈교환식 캠코더 NEX-VG10.

본래 동영상 촬영은 '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형 디지털카메라에나 채택되던 부가기능이다. 고화질 사진촬영 성능 강화에 주력하던 고급 DSLR에 동영상 기능이 추가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방송용으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없었다. 그런데 색다른 영상 표현이 가능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방송용 카메라에 비해 20분의 1수준인 장점이 부각되면서 DSLR이 캠코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사정이 급해진 건 그동안 캠코더 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던 소니다. 동영상 촬영기능으로 무장한 DSLR에 맞대응하기 위해 렌즈 교환식 캠코더를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렌즈교환이 가능한 DSLR의 장점과 캠코더의 장점을 합친 제품으로, 방송 콘텐츠 제작용으로도 손색없다"며 299만원짜리 NEX-VG10을 내놓았다. 소니는 다양한 수동모드 촬영이 가능하고 DSLR에 버금가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며 DSLR 시장에 역공세를 취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전문가용 렌즈교환식 35㎜ NXCAM 캠코더를 출시할 계획이다.

결국 캠코더와 DSLR이 영역 다툼을 벌이게 된 상황인데 앞으로 영상기기 분야 영역파괴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콤팩트카메라와 DSLR의 격차가 줄어들고 캠코더와 DSLR의 융합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앞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새로운 정보기술 기기 출현과 기술 발전으로 이러한 융복합 현상이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Segye.com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