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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중동 전역을 샅샅이 누볐습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독교 유적을 찾아 공부하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습니다.” 이란 테헤란 한국학교 주태균(58·사진) 교장은 4년째 이란에 체류하면서 책을 3권이나 출간했다. 모두 중동 지역 역사 유적과 관련된 것이다. 상사 주재원 등 해외 일시 체류자 자녀 교육을 맡은 한국학교 교장으로 일하는 틈틈이 발품 들여 만든 책이다. 앞선 두 권의 책 ‘낙타선생 페르시아를 가다’와 ‘나는 페르시아가 좋다’는 이란의 문화유적지와 역사를 담았다. 낙타 타고 사막 여행을 하면서 만든 책이어서 자신을 ‘낙타선생’으로 비유했다. 최근에 발간한 ‘아라삿산에서 다메섹까지’는 중동 지역 구약성서 유적지를 직접 탐방한 뒤 쓴 것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주 교장은 노아의 방주가 발견됐다는 이란의 아라삿산과 시리아의 다메섹까지 중동 지역을 두루 섭렵했다. “이란이 이슬람 국가라는 선입견 때문에 기독교 유적지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구약성서 유적지가 잘 보존돼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란인들이 종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조상이 살아온 지역의 성서 유적과 조상 무덤을 잘 보존해온 때문이다. 경남 밀양에서 평범한 교사생활을 하던 그는 1998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한국교육원장으로 일대 변신을 꾀한다. 정부가 해외 동포들에게 국어와 정체성을 가르치기 위해 전 세계 33곳에 설립한 한국교육원으로 떠난 것이다.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생국 우즈베키스탄에서 4년간 생활하는 동안 중앙아시아의 문화와 역사유적이 그를 매료시켰다. 귀국 후 기회를 엿보던 주 교장은 2006년 테헤란 한국학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페르시아 공부에 나섰다. 원래 어학에 소질이 있어 영어와 러시아어에 능통한 그는 지난 4년간 이란어도 익혀 현지 취재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이란에서는 TV 드라마 ‘대장금’에 이어 ‘주몽’이 방영돼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현지인들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하는 그는 교육시설이 더 확충되면 더 많은 이란인이 우리말을 배울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배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TV를 시청한다는 주 교장은 테헤란에서 차로 8시간을 달려와 제2회 AVC컵 남자배구 대회가 열린 우르미아의 경기장에서 홀로 태극기를 흔들며 1인 응원전을 펼쳤다. 배구와 페르시아 이야기를 담은 그의 블로거에 무려 35만명이 다녀갔다며 자랑한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 밀양교육청으로 복귀하는 그는 9일 “기회가 닿으면 다시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서 고려인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우르미아(이란)=글·사진 서완석 부국장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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