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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흠 목사―말콤 맥그리거 SIM총재 신년 대담

영국신사77 2009. 1. 6. 15:52
옥한흠 목사―말콤 맥그리거 SIM총재 신년 대담
                                                                                                                국민일보 2009.01.05 22:13:33


“양적 부흥보다 주님이 기뻐하는 목회해야”

사랑의교회 옥한흠(71) 원로목사와 국제선교단체인 SIM(Serving In Mission)의 말콤 맥그리거(58) 국제총재가 특징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3∼4년 전부터 한국교회와 SIM간 거리좁히기에 매진하고 있는 맥그리거 총재는 지난해 봄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세미나에 직접 참여해 선교 현장에서의 제자훈련 접목을 시도한 데 이어 11월부터는 3개월 예정으로(올 1월 말까지) SIM국제본부를 한국으로 옮겨와 사역하고 있다.

그리거

총재가 한국교회를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교회의 선교사역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9·11테러 이후 서구 선교사의 입지가 더 좁아지는 상황에서 아시아 교회와의 협력과 비서구권 선교사의 파송은 국제 선교단체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옥한흠 원로목사와 맥그리거 총재의 좌담을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 속의 교회 역할과 세계 선교 방안을 들었다.

대담=임순만 종교국장

-SIM은 교회 개척과 선교, 제자훈련을 주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국제선교회인 것으로 압니다. 맥그리거 총재께서는 한국의 제자훈련에 깊은 관심을 갖고 참석하셨습니다. 한국 교회에 대한 소감과 평가를 해주십시오.

△맥그리거 총재=21세기 세계 기독교의 중심은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아시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전도 종족이 분포해있는 곳입니다. SIM은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에서 그동안 일해왔고, 이제 아시아로 사역의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한국 교회의 선교 열정은 높습니다. SIM이 그런 열정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타문화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원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복음을 위해 전 세계 타문화권이 협력하고 하나될 것을 요구하십니다. 제자훈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교지에서 제자훈련은 시급한 실정입니다.

-옥 목사께서는 지난 20여년 동안 한국 교회와 이민 교회에 제자훈련을 접목시켜 건강한 지역교회를 세우고자 혼신을 다하셨습니다. 하지만 타문화권에 제자훈련을 접목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옥 목사=타문화권 제자훈련에 대해서는 솔직히 큰 관심을 못 가졌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제자훈련에 관해서는 서구 선교단체가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제자훈련 경험을 가진 분들입니다. 100년 이상된 서구 선교단체는 제자훈련이란 콘셉트 자체를 이미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의 제자훈련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SIM은 그런 면에서 매우 겸손한 분들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하나는 제자훈련을 타문화에 심을 만한 여력이 없었습니다. 제자훈련은 너무 힘들고 벅찹니다.

-두 분의 제자훈련에 대한 철학을 말씀해 주십시오.

△맥그리거 총재=우선 다른 단체나 교회도 제자훈련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이 치밀성과 집중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북미의 교회들은 그런 집중성이 부족합니다. 옥 목사님은 훈련을 시켜 성숙하게 하고 세상으로 나가 사역하는 것을 귀하게 생각하지만 SIM은 이것을 놓쳤습니다. SIM은 신학교를 많이 세웠지만 모든 사람들이 제자화되도록 하지 못했습니다. 진리를 알면 현실로, 삶의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뭔가 빠져있습니다. 복음은 변혁입니다. 제자훈련은 변화와 변혁의 추구라 봅니다. 복음이 매일의 삶에 적용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옥 목사=맥그리거 총재께서 변혁이라는 단어를 썼는데요. 저에게 제자 만드는 게 뭐냐고 물으면 최종적으로 예수의 삶과 인격을 닮도록 만드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삶 전체에서 예수처럼 살 수 있도록 인생의 목적을 두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는 예수를 믿도록 중생시키는 데서 끝날 뿐, 예수를 닮은 삶으로 끌고 가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살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님처럼 살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교회 사역도 실패하는 것이라 봅니다.

-오늘날 세계교회가 처한 상황에 대해 말씀을 듣고자 합니다. 제자훈련세미나에 참석했던 유럽기독교선교단(ECMI) 루카세 회장은 "오늘날 복음주의 신학의 발원지였던 유럽의 교회들은 영적으로 더 이상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침체되어 버렸다"고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교회의 침체와 영성의 약화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옥 목사=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 중 하나는 옳은 말을 하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틀렸더라도 긍정적으로 얘기하면 그것은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 미래를 놓고 긍정적으로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하나님 앞에 진솔하게 얘기하자면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인들이 세상 물결에 휩쓸리는데도 봉사만 하고 예배만 나오게 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유럽 교회의 길을 걷게 하는 것이 됩니다. 한 사람을 바로 세우는 일이 필요합니다. 수적 부흥이 안되더라도 주님이 기뻐하시는 목회를 할 때 한국 교회의 미래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침체기를 맞아 기독교가 세상에 해야 할 일은 어떤 것입니까.

△맥그리거 총재=하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상황보다 크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난관에 봉착하는 것 그 자체를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고민하라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 우리가 가진 것을 통해 힘든 사람들을 도와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 자녀로서의 삶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과 지역사회를 돌보는 게 시급합니다.

△옥 목사=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말씀처럼 고통받는 자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교회가 고민해야 합니다. 사랑의교회 역시 서울 강남에 위치한 교회로서 좀 더 과감하게 고통받는 자들에게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대형교회와 가진 자들이 많은 교회일수록 이를 더 고민해야 합니다.

-교회와 선교단체의 상호 협력은 장점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SIM과 사랑의교회의 협력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에 협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맥그리거 총재=한국은 항상 빨리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선교지에서 힘들어집니다. 좀 더 준비하고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국제 언어에 대한 습득입니다. 제대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언어훈련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한국 교회가 선교단체와 더 많이 일하면 좋겠습니다. 서로 도울 게 많은데 그걸 못하고 있습니다. 넷째는 지역 교회가 마치 리모컨을 쥔 사람처럼 해외 선교사들을 조정하고 너무 관리하려고 드는 것 같습니다. 교회가 현지 선교단체와 협력해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