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단독] 1000년 왕국 신라사 30권, 삼국사서 떼내 펴냈다

영국신사77 2016. 12. 6. 21:16

[단독] 1000년 왕국 신라사 30권, 삼국사서 떼내 펴냈다

중앙일보] 입력 2016.12.06 02:30 수정 2016.12.06 02:30 송의호 기자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 30권 사진.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 30권 사진.

기존 삼국사에 분산돼 있던 신라 1000년 역사를 따로 분리해 독립적으로 묶은 ‘신라사(新羅史)’가 처음 발간됐다.

경북도 “뿌리 찾자” 학자 136명 투입
5년간 매달려 사진 5400장 등 수록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발간

경상북도는 5일 30권으로 만든 신라사인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발간하고 오는 8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편찬 과정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 작업의 편집부위원장을 맡은 주보돈(65) 경북대 교수는 “삼국사에서 신라 역사 부분만 떼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를 방대하게 정리한 건 처음”이라며 “학계의 주류 연구 성과를 통설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의 99%가 위서(僞書)라고 지적해 온 『화랑세기』 이야기는 배제했다.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 30권 사진.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 30권 사진.

완전히 새로 쓴 역사도 있다. 주 교수는 “그동안 탁부 등 신라 6부제의 정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에 6부제는 정치체제이기도 하고 행정구역이기도 했다는 부분을 새로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항중성리신라비 등 최근까지 발견된 6세기 초반의 금석문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에서 처음 공개되는 사진도 여럿 있다. 일제강점기에 촬영돼 국가기록원이 보관해 온 북한지역 진흥왕 순수비인 마운령비 등이다.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 30권 사진.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 30권 사진.

‘신라사’ 편찬은 136명의 집필진(모두 65세 이하 박사)이 5년간 공들인 결과다. 편집위원회(위원장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 등 12명)는 2011년 꾸려졌다. 신라의 출발인 사로국 태동부터 삼국통일을 거쳐 고려로 이어진 신라의 시대적 흐름을 정치·경제 등 분야별로 다루는 연구총서 22권을 추진했다.

편집위원회는 또 신라의 삼국통일이 한국 문화의 원류를 형성했다는 점을 재조명했다. 신라의 언어와 문학·예술·의식주 등 생활 분야의 서술 비중도 높였다. 이와 함께 유적·유물·금석문 등 고고학과 미술사 분야의 사진을 한데 모은 자료집 8권도 냈다. 그래서 이번에 모두 30권이 나왔다.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 30권 사진.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 30권 사진.

원고가 들어오면서 편집위원회는 매주 월요일 경북대에서 독회를 열었다. 권별 책임자는 편집위원의 의견을 듣고 필자에게 내용을 보완하도록 했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연구총서와 자료집 등 전체 30권에 대한 원고가 마감됐다. 연구총서는 200자 원고지 3만3000여 장에 이르고 자료집은 사진 5400여 장이 들어갔다. 권당 400쪽에 총 1만2000여 쪽의 방대한 분량이다. 마감이 잘 지켜지지 않아 제작 기간은 당초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다.
노중국(67) 편집위원장은 “100% 만족은 못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고교생도 이해할 수 있는 신라사를 낸 것에 의미를 둔다”며 “앞으로 50년 안에 다시 나오기는 힘든 역사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편찬 과정에서) 신라가 1000년을 이어간 힘은 지배세력의 지도력과 역량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자료집에 처음 공개되는 사진 중 하나인 북한에 남은 진흥왕 순수비인 마운령비.

자료집에 처음 공개되는 사진 중 하나인 북한에 남은 진흥왕 순수비인 마운령비.

이번 작업은 지역 정체성 찾기에 주목해 온 경북도가 민족사의 뿌리인 신라사가 광복 이후 정리된 게 없다는 반성에서 시작됐다. 고구려·백제사에 비해 신라사 연구가 부족했다는 인식에 따라 경북도는 2011년 24억원을 들여 신라사의 체계적 재조명에 나섰다.

DA 300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신라사 편찬은 민족의 자존을 되찾고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인 일”이라며 “자라나는 세대엔 역사교육의 교재가 되고 역사 속 수많은 이야기는 문화 관광의 마르지 않는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단독] 1000년 왕국 신라사 30권, 삼국사서 떼내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