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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한국 新기업] [5] 디지털 임플란트 '디오'/"중국인들 빠진 치아 40억개… 우리가 심겠다"

영국신사77 2016. 6. 13. 01:18

"중국인들 빠진 치아 40억개… 우리가 심겠다"

입력 : 2016.06.08 23:34

[미래를 여는 한국 新기업] [5] 디지털 임플란트 '디오'

세계 최초 디지털 임플란트 개발… 美·中 등 60여개국에 제품 수출
신문서 세상 변화 읽고 사업 구상… 2020년엔 글로벌 톱3 목표

디오 개요
부산은 국내 치아 임플란트 산업의 메카다. 국내 첫 임플란트 제조업체가 부산에서 설립됐고, 현재 이 지역 임플란트 업체들이 차지하는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특히 해운대구에 위치한 임플란트 전문기업 디오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세계 임플란트 시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디오는 2년 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법 '디오나비'를 출시해 매출 731억원(국내 3위)을 달성했다. 올 1분기 매출 211억원,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33%에 달한다. 지난해 디오는 정부가 선정한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진철(64) 디오 회장은 "기업에 제일 중요한 것은 기술 혁신"이라며 "후발 주자라도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들어내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 포장 기계 제조에서 임플란트로

김 회장은 1988년 부산에서 동서기계라는 회사를 차려 사업에 뛰어들었다. 상자를 올려놓으면 자동 포장되는 기계를 제조하는 업체였다. 그는 "몰락한 집안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래 김 회장은 소주 제조 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1960년대 후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자 7남매 중 장남이었던 김 회장은 건설사에 취업해 중동 건설 현장으로 갔다. 3년간 일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 그는 직원 3명을 고용해 동서기계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2000년대 초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디오’본사에서 김진철 회장이 치아 여러 개가 빠져 구멍이 숭숭 나 있는 구강 구조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디오’본사에서 김진철 회장이 치아 여러 개가 빠져 구멍이 숭숭 나 있는 구강 구조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디오는 2년 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 방법인‘디오나비’를 출시해 임플란트 시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기업이다. 김 회장은“기술을 혁신하면 후발 주자라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그러나 김 회장은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매출 성장세가 둔화돼 자동 포장 기계만으로 회사를 더 성장시킬 수 없었다"면서 "지인으로부터 임플란트가 유망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감하게 업종 전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디오'라는 회사를 차려 임플란트 제조·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5년 뒤엔 동서기계를 직원들에게 분사(分社) 형태로 떼주고 임플란트 사업에 올인했다.

세계 최초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법 개발

2009년 연 매출이 500억원에 이르며 임플란트 사업이 안정기에 들어서자 그는 신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는 "매일 4~5시간씩 신문·잡지를 읽으며 임플란트 시장만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디지털 방식으로 혁신을 이룬다면 세계 1등도 결코 꿈은 아니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비로 50억원을 쏟아부어 3년 만에 디지털 시술법 '디오나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임플란트 시술은 환자의 구강을 석고 모형으로 본뜬 뒤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방식이었다. 디오나비는 환자의 구강 구조를 CT(컴퓨터단층촬영)와 구강 스캔으로 촬영한 뒤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구강 신경 위치, 치아 각도, 골조직 등을 360도로 분석한다. 디오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3D 프린터로 '환자 맞춤형 수술 유도 장치'를 제작해 치과에 제공한다. 권투 선수가 쓰는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이 장치에는 앞니·어금니·송곳니 등 임플란트 시술 대상인 치아 위치에 구멍이 나 있다. 이 구멍을 통해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임플란트 시술은 일선 치과병원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기존 시술은 치아 1개당 시술 시간이 30~40분이 걸렸지만 디오나비는 개당 5~10분이면 충분한 데다 시술 오차(치아가 비뚤게 자리 잡는 경우)도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것.

김 회장의 눈은 해외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디오는 현재 미국·중국·대만 등 60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한다. 최대 관심사는 중국이다. 그는 "중국에서는 아직 임플란트 시술이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치아 40억 개가 빠진 채 살고 있다"며 "중국 시장을 석권하면 2020년대엔 글로벌 톱3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도전 목표였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