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개신교 선교사들이 초기에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의료와 교육 활동이었어요. 조선 정부와 국민에게 가장 환영받는 부분이었죠."
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 김수진 목사는 한국근대화와 민족계몽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기독교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많은 지역에서 선교사들은 '제국주의 침략의 첨병'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침략의 주체가 일본이었기 때문에, 개신교 선교사들은 '근대 문명의 전달자'로서 받아들여졌고, 일제 강점기에는 식민 종주국 일본에 대항하는 조선인의 지원세력으로 기능했다"고 말했다.
개신교의 대표적인 선교정책으로 문서선교와 성경 번역을 들었다. 그는 한국 사학의 역사는 곧 기독교학교의 역사이며, 기독교학교는 근세사에서 문화 창조와 인간의식 개발에 구심적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한글성경은 조선 사회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1882년부터 출간된 한글성경과 1595년 캐나다 선교사에 의해 번역된 '천로역정'은 단순히 기독교 사상의 전달뿐만 아니라 한국의 근대문학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면서 "무엇보다도 한국인들의 의식변화와 함께 정치, 문화의 변화도 서양의 신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1885년에 설립된 배재학당을 출발로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된 이화학당, 경신학교, 정신여학교, 숭의여학교 등 서울과 평양 등 전국 각지의 미션스쿨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기독교 민족주의 의식을 강하게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한국 초기 교회는 단순히 한국인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데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기독교의 복음은 한국의 사회와 더 나아가 문화까지 기독교의 이상과 정신으로 변혁시켰습니다."
김 목사는 "한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이나 한국을 방문한 이들, 혹은 외국에 있는 이들이 한국의 풍물과 관습, 전통문화와 역사 문학 언어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면서 "한국 교회 초기 선교사들에 의해 이루어진 문서선교의 효과는 직접 선교 못지않게 실로 지대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윤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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