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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정상 오페라 극장 데뷔하는 테너 김우경

영국신사77 2007. 1. 14. 15:46

세계 최정상 오페라 극장 데뷔하는 테너 김우경

 

3차례 잇따라 데뷔하는 테너 김우경
뉴욕 메트에 선 첫 한국인 테너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도 데뷔

 

 

2007.01.13 00:54  조선일보 김성현 danpa@chosun.com


 

한국인 테너로는 처음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 입성한 김우경(27)씨가 올해 세계 최정상의 오페라 극장에 3차례 잇따라 데뷔한다.

김씨는 지난 10일 개막한 뉴욕 메트의 ‘라 트라비아타’(베르디)에서 소프라노 홍혜경씨와 호흡을 맞춘데 이어, 오는 6월에는 독일의 명문 오페라 극장인 뮌헨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에서 ‘마술 피리’(모차르트)로 데뷔한다. 또 7월에는 영국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베르디의 ‘리골레토’ 가운데 남자 주인공 만토바 공작 역으로 첫 선을 보인다. 사실상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만 서면, 오페라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동안 한국 음악계에는 소프라노 홍혜경·조수미·신영옥 같은 여성 성악가와 베이스 강병운·연광철 등 남성 저음 가수들이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했지만, 오페라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는 주역급 테너가 적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2003년부터 독일 드레스덴 젬퍼 오퍼에서 전속 가수로 활동해온 김씨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실상 솔리스트로 독립하게 된다. 드레스덴 젬퍼 오퍼에서는 3개월 동안 15차례 정도 무대에 서면서, 나머지 기간에는 세계 유수의 극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잇따라 ‘러브 콜’을 받고 있다.

 

한양대 음대와 독일 뮌헨 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김씨는 2004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오페라 막이 끝날 때마다 무대 뒤에서 무릎꿇고 기도”

뉴욕=김성현기자
입력 : 2007.01.13 00:53

 

    • 테너 김우경 /채승우기자rainman@chosun.com
  • 지난 1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메트)에서 개막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공연이 끝난 뒤, 테너 김우경(27)씨는 무대 밑에서 연주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향해 긴 입맞춤 사인을 보냈다. 그는 메트에서 남자 주인공 알프레도 역으로 ‘라 트라비아타’에 7차례 출연한 뒤, 독일과 영국으로 날아간다.

    ―메트 124년 역사상 처음으로 소프라노 홍혜경씨와 함께 한국 성악가가 남녀 주역을 맡게 된 의미는.

    “유럽인이 판소리를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전주대사습놀이 같은 큰 무대에 세우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는 최근까지도 동양인이 주역을 맡는 것을 내심 달가워하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워낙 많은 한국 성악가들이 전속 가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메트에서도 한국 남녀 성악가가 주역을 함께 맡은 건 처음이라고 한다. 동양인이라는 걸 기꺼이 감수하고 파고 들어가서 이겨내야 한다.”

    ―공연 동안 무슨 생각을 했나.

    “오페라의 막이 끝날 때마다 무대 뒤편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다. 공연을 마친 뒤에도 분장실에 돌아 와서 옷도 갈아입지 않고서 기도했다. (그의 아버지는 서울 마포 공덕교회의 김광집 목사이며, 그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홍혜경씨와 호흡을 잘 맞았는가.

    “홍 선생님은 나를 막내 동생처럼 편하게 대해주셨다. 지휘자 카를로 리치도 내가 성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었던 거장이다. 이런 분들과 함께 무대에 서기를 항상 꿈꿔왔는데, 자부심과 책임감이 동시에 생긴다.”

    ―오페라 무대에 설 때 어떻게 준비하는가. 특별한 원칙이나 징크스는 없는가.

    “나이도 어린데 두려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 지휘자나 연출가가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극의 완성도를 위해서 성악가는 때때로 드러눕거나 무대 뒤편을 바라보면서 노래하고 연기해야 한다. 어떤 성악가들은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계속 경험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무엇이든 쉽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스스로 원칙주의자라고 생각하는가.

    “병적인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공연 한 편이 끝날 때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관객들은 오페라 한 편을 볼 때마다 사나흘 전부터 정장 드라이 클리닝을 세탁소에 맡기고 공연 당일에는 머리 기름까지 바르고 정성껏 단장한 뒤에 극장을 찾는다. 비싼 돈을 내고 오페라 극장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성악을 시작한 나이가 조금 늦은 편이다.

    “고교 2학년 때 음악 교사인 고광훈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선구자’를 합창시켰다. 큰 소리로 부르라시기에 크게 목청을 냈는데, 피아노 반주를 하시던 선생님께서 물끄러미 저를 쳐다보시더니 ‘2절은 독창해보라’고 말씀하셨다. 재능 있다는 말이 계기가 되어 학교 합창반에 들어갔고 성악을 시작했다.”